철들레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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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치기 소년이 된 포스코

  • 큰메  (kimmiri0214)
  • 2020-05-13 06:3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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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치기 소년이 된 포스코

 

(포항)포스코지회 큰메(Big Hammer) 김형중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위기가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이 수그러들거나 종식된 상황도 아닌데 완전한 봉쇄정책을 편 일부 나라들은 봉쇄를 완화하거나 해제하고 있습니다. 생명을 담보로 대책 없는 도박을 하는 이유는 경제마비로 인해 더욱 배고파진 경제적 약자들의 분노가 하늘을 찌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사태는 양극화를 심화시킨 1%독식 자본주의 모순에서 벗어나 모두가 함께 사는 수정 자본주의로 전환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선택적 복지에서 보편적 복지에 대한 심도있는 논의가 필요합니다.

포스코는 코로나19로 인하여 발생한 경영위기에 비상경영체제로 대처하고 있습니다. 포스코인들은 그 동안 엄중한 위기 때마다 노사가 합심하여 경영위기를 헤쳐 나간 전통이 있습니다. 이렇게 회사의 정책에 적극 동참했던 포스코인들은 이번 코로나19를 빌미로 내민 연차휴가 소진에 대하여 완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회사가 어려울 때마다 희생을 미덕으로 알았던 포스코인들이 반발하는 이유는 매년 “늑대가 나타났다!” “늑대가 나타났다!” 외친 양치기 소년 때문입니다. 그리고 관리자들이 ‘변화관리’라는 이름으로 진행한 노동자교육에서는 어김없이 진짜 늑대가 아닌 늑대그림을 보여주면서 겁박 했습니다. 그런데 늑대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이번 연차휴가 소진도 마찬가지입니다. 사용자는 강압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며 노동자에게 ‘코로나19 늑대가 나타났으니 너희에게 주기로 했던 연차휴가 돈으로 포스코를 지킬 테니까 당연히 협조해 줄 거지’라고 말하며 실행하려고 합니다. 노동자는 반발하며 ‘코로나19 늑대가 나타난 것은 알고, 그 동안 늑대가 나타나면 물리치는데 쓴다고 했던 돈은 어디로 간 거야. 그리고 이번 늑대와의 싸움에 우리를 앞세우지 말고 대장인 네가 앞장서서 싸워. 우리도 싸울게. 그 동안 대장이라며 호의호식 했잖아’라며 경영진의 솔선수범을 요구합니다.

‘경영설명회’와 ‘변화관리교육’ 때마다 양치기 소년을 패러디한 한 편의 코미디를 보는 것 같습니다. 그 이유는 한바탕 폭소를 터트리기에는 부족함 없는 코미디 대본이지만, 노동자들을 설득하기에는 허술하고 빈약한 당나라군대의 작전계획이기 때문입니다. 제가 답답한 마음에 코로나19 비상경영 작전계획을 어떻게 짜야 하는지 알려드릴 테니 실행하시기 바랍니다.

첫째, 코로나19 경제위기는 전문가들에 의하면 최대 2년 정도 간다고 한다. 이 기간을 어떻게 버티느냐가 관건이다.

둘째, 2년 동안 우리 회사의 수입은 얼마이고, 지출은 얼마다. 사업계획을 조정해 봐도 이만큼 손실이 발생할 것 같다.

셋째, 거액의 손실로 회사가 위험에 빠지면 모두가 힘들게 된다. 그러므로 경영진이 앞장서서 임금과 이사수를 절반으로 줄이겠다.

넷째, 안전에 관련된 비용을 제외하고 설비관리과 운영비를 절감하겠다. 그리고 당장 집행하지 않아도 되는 팀파워 활동비, 판공비 등 각종 일반관리비용을 삭감하겠다.

다섯째, 일반관리비용 중에 임금성인 관리감독자들의 직책보조비도 일부 삭감하겠다. 현장의 최일선인 중간관리자들에게 출혈을 요구할 정도로 이번 사태는 엄중하다.

여섯째, 우리 임직원들이 이렇게 쥐어짜도 이만큼 손실이 불가피하다. 나머지 부분은 직원들이 연차휴가 소진을 통하여 협조해주면 좋겠다.

일곱째, 연차소진으로 인하여 고 근속직원들은 퇴직금, 저 근속직원들은 근태에 영향이 있다. 절대로 퇴직금에 영향이 없도록 하겠으며, 긴급 근태제도를 도입하겠다.

여덟째, 기업시민을 표방하는 포스코는 원가절감 비용을 자회사·하청사에 떠맡기는 갑질을 하지 않겠다. 포스코는 존경받는 100년 기업을 지향한다.

아홉째, 대내외적인 여건으로 감산을 할 수 밖에 없다. 이번 기회에 유휴인력으로 안전작업장 만들기에 매진하여 1명의 재해자가 없도록 만들겠다.

열째, 이렇게 노력했음에도 직원들을 고용안정이 보장되지 않을 때에는 경영진 모두가 사퇴하겠다는 각오로 경영위기에 맞서겠다.

이런 출사표도 없는 포스코 경영진! 제가 33년 동안 겪었던 포스코에서는 사측의 요구가 있으면 관리감독자들은 일사분란하게 면담을 진행하여 경영진의 요구를 관철시키는 관행이 있습니다. 그때마다 느끼는 감정은 ‘칼만 안든 강도!’입니다. 사용자는 노동자에게 깡패가 삥 뜯듯이 연차휴가 소진을 요구하면 안 됩니다. 하지만 이번에도 마찬가지겠지요?

 

[구조조정 대응지침]

하나. 구조조정 면담을 녹음하라! 그것은 생명 줄이 될 것이다!

하나. 경영진의 솔선수범을 요구하라! 모두가 살아남을 것이다!

http://www.pksteel.kr/bbs/board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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