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들레오

민주노총 금속노조 포스코지회는 오직 노동자만 보고갑니다.

폭력의 잔재 '적개심'

  • 큰메  (kimmiri0214)
  • 2019-08-14 06:42:08
  • hit710
  • vote11

폭력의 잔재 ‘적개심’

 

(포항) 생산기술부 대의원 김형중입니다.

제가 중학교 2학년 때 일입니다. 학급 친구들은 3교시를 마치자마자 일제히 도시락을 펼쳤고 밥을 허겁지겁 입 안에 쑤셔 넣기 바빴습니다, 한창 성장할 나이인지라 점심시간을 기다리기에는 배가 너무 고팠고, 점심시간에 더 놀려는 얄팍한 속셈이었습니다.

“야! 수업시간 다됐다!”

우리 학급 60여 명 중에서 유일하게 시계를 차고 있던 반장의 소리에 부리나케 도시락 뚜껑을 닫았습니다. 작은 일탈에 희열을 느끼고 있을 때 드르륵 교실 문을 연 사람은 수학선생, 일명 ‘미친 〇’이었습니다. 그는 인상을 찌푸렸고 교실은 공포가 먹구름처럼 밀려왔습니다. 대부분 김치를 반찬으로 싸오던 시절이었기에 교실 안을 가득 채운 냄새는 지울 수 없었습니다. 당시에 선생님들은 매를 들고 다녔고 학생들은 매 맞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던 시절이었습니다. ‘미친 〇’는 항상 1미터 정도의 몽둥이를 들고 다녔는데, 걸린 남학생의 엉덩이는 남아나지 않았습니다. 최고로 무서운 공포의 대상이 칠판으로 몸을 돌리자 긴장이 사르르 녹았습니다.

“이거 누가 그랬어?”

‘미친 〇’는 칠판 옆의 수업시간표에서 무언가를 떼어냈고, 집게손가락에는 밥알 한 톨이 수줍게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누군가 책상에 떨어진 밥알을 손가락으로 튕겼는데 공교롭게도 수업시간표에 붙은 모양이었습니다. 우리는 웅성거리며 주변을 살폈고 ‘미친 〇’의 심기를 건드린 〇은 자수하여 엉덩이를 맞고 끝내라는 무언의 압력을 보냈습니다. 그러나 초죽음이 될지 모르는 폭력에 아무도 손을 들지 않았습니다. 이어진 ‘미친 〇’의 욕설은 교실을 침묵의 바다로 만들었습니다. 몇 차례의 고압적인 경고 뒤에 도시락 검사를 시작하였고, 빈 공간이 있는 50여 명의 엉덩이는 불이 났습니다.

그때부터 교실은 분노가 일기 시작했습니다. 그것은 자수하지 않은 친구로 인한 분노라기보다 휴식시간에 밥 먹은 것을 가지고 매를 든 ‘미친 〇’에 대한 분노가 컸습니다. ‘미친 〇’는 매타작 후에 자수하여 광명 찾으라고 다시 협박하였지만, 아무도 그 말을 따르지 않았습니다. 이미 몽둥이로 맞을 만큼 맞은지라 될 대로 되라는 심정으로 눈을 치켜떴습니다. 제자들의 적개심에 당황한 ‘미친 〇’는 운동장에 집합하라는 명령을 내렸습니다.

“미친 ○○○!”

농구 골대에서 반대편 농구 골대를 왕복하는 오리걸음이 시작되었고, 두어 바퀴 돌았을 때 자신이 했다고 손을 든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는 반장이었습니다. 우리들은 반장이 도시락에 손도 대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 말은 무시되었고, 이번에는 선착순 5명씩 열외 시켰습니다.

“어! 담임이다!”

누군가의 외침에 문제의 장소를 보았고, 운동장 끄트머리에는 음악과목을 맡고 있는 가녀린 여자가 서 있었습니다. 그녀는 항상 드럼스틱을 들고 다녔는데, 손바닥을 때릴지라도 절대로 5대를 넘기지 않았습니다. 담임은 눈을 훔치고 있었고, 그 모습에 숙연해진 우리들은 묵묵히 오리걸음을 걸었습니다. 이윽고 온몸과 교복이 흙과 땀으로 뒤범벅되었던 수학시간이 끝났습니다. 그렇다고 점심시간 전에 도시락 까먹기를 멈추었을까요? 아닙니다. 우리들의 일탈은 계속되었고, 심지어 겁 없이 수학과목 전에 도시락 까먹는 녀석도 있었습니다. 그것은 폭력에 대한 적개심이었습니다.

현재 포스코지회를 대상으로 벌어지는 폭력은 중학교 때 벌어진 일이 생각나게 하네요. ‘미친 〇’의 폭력에 함께 적개심을 드러냈던 친구들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요? 인간 군상의 삶은 똑같겠죠. 가해자, 피해자, 외면자, 방관자…

참! 담임의 이름은 당시 대통령과 똑같았습니다.

 

[포스코지회 조합원 캠페인]

“질긴 자가 승리한다!”

http://www.pksteel.kr/bbs/board4

 

게시글 공유 URL복사
댓글작성

열기 닫기

댓글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