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들레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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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죽음 그리고 나흘 후

  • 큰메  (kimmiri0214)
  • 2019-07-17 05:5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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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죽음 그리고 나흘 후

 

(포항) 생산기술부 대의원 김형중입니다.

 

죽음1.

분향실에 은은하게 퍼진 향 내음을 타고 들려오는 목탁과 독경소리!

조문객이 거의 없는 분향실!

환하게 웃고 있는 중년 여성의 사진!

장애인으로 살아가는 자식을 보면서 평생을 죄책감 속에서 살았을 어느 어머니!

장애인 복지가 못미더워 자식보다 하루를 더 사는 것이 소원이었을 분!

그러나 지병이 자신의 생명을 끊었을 때, 휘감았을 공포!

초저녁인데도 사람이 몇 명 없는 소형 접객실!

 

죽음2.

분향실에 은은하게 퍼진 향 내음을 타고 들려오는 사람들의 소음소리!

조문객이 줄지어 들어가는 분향실!

환하게 웃고 있는 중년 남성의 사진!

행복하게 살아가는 가족을 보면서 평생을 뿌듯함 속에서 살았을 어느 아버지!

자식이 잘 사는 모습을 하루라도 더 보는 것이 소원이었을 분!

그러나 기계가 자신의 생명을 끊었을 때, 휘감았을 공포!

늦은 밤인데도 사람으로 꽉 찬 대형 접객실!

 

죽음3.

초원에 은은하게 퍼진 공포를 타고 달리는 동물들의 소음소리!

사자에게 쫓기어 도망치는 동물들!

붙잡혀 필사적으로 몸부림치는 동물의 영상!

무리지어 살아가는 동물 속에서 평생 공포를 안고 살았을 어느 동물!

자신이 하루라도 더 사는 것이 소원이었을 동물!

사자가 자신의 생명을 끊었을 때, 휘감았을 공포!

한 마리가 제물이 되었고 여느 때처럼 잔잔해진 드넓은 초원!

 

그리고

지병에 생명을 다한 어머니의 명복을 빌며, 한 잔!

기계에 생명을 다한 아버지의 명복을 빌며, 한 잔!

약육강식에 생명을 다한 동물의 명복을 빌며, 한 잔!

술에 촉촉이 젖어가는 몸과 정신!

내일은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이, 장애인은 살아갈 것이고, 가족도 살아갈 것이고, 동물도 살아가겠지.

내 일이 아닌 것 같으면서도, 내 일 같아서 눈물 나네.

 

나흘 후

또 한 명의 노동자가 설비에서 추락하였다.

 

[포스코지회 조합원 캠페인]

“질긴 자가 승리한다!”

http://www.pksteel.kr/bbs/board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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